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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세계를 보다]내 돈 찾으러 은행강도…레바논의 역설

2022-09-25 1 Dailymotion

<p></p><br /><br />[앵커]<br> 2년 전 터진 베이루트항 폭발사고, 거대한 항구가 통째로 날아갈 정도여서 전 세계가 깜짝 놀랐었죠. <br> <br> 이 참사가 레바논 국민들에겐 더 긴 고통의 서막 같았을 겁니다. <br><br> 코로나에, 우크라이나 전쟁까지 터지면서 국민 75%가 빈곤층으로 전락했는데요. <br> <br> 급기야 이제는 평범한 국민들이, 살기 위해 은행 강도가 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.<br> <br> 세계를 보다. 염정원 기자입니다.<br><br>[기자]<br>[현장음] <br>"달러 내놔! 달러를 줘 빨리!" <br> <br>은행에 침입한 여성이 권총을 꺼내 들자 직원들이 혼비백산합니다. <br> <br>암 투병 중 언니의 치료비가 필요했지만, 은행의 출금제한 조치로 예금을 인출 할 수 없자 조카의 장난감 총을 들고 은행에 난입한 겁니다. <br> <br>[살리 하피즈 / 은행 습격 시민] <br>"언니가 제 앞에서 죽어가고 있었고 아무도 우리를 도와주지 않았습니다. 저는 잃을게 없었습니다." <br> <br>우리 돈 1800만 원을 받아들고 도망친 이 여성은 레바논에서 영웅 취급을 받습니다. <br> <br>[이브라힘 압달 / 예금자 단체] <br>"우리는 3년간 나라에 (예금 인출 권리를) 평화롭게 요구했지만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어요." <br> <br>유리창을 깨부수고, 인질극도 벌이는 등 은행을 상대로 한 시민들의 공격은 일파만파로 번지고 있습니다. <br> <br>[현장음] <br>"당신 아이 있어? (네.) "그럼 당신 아이를 생각해봐. 난 돈이 필요해." <br><br>코로나19 사태 직전부터 1조 4000억 원 채무를 지고 심각한 경제위기를 맞은 레바논. <br> <br>정부는 대규모 인출 사태를 막겠다며 한 달 최대한도를 400달러로, 그것도 지금의 20분의 1 가치밖에 안 되는 25년 전 환율의 레바논 파운드화로만 인출하도록 제한했습니다.<br> <br>자산이 묶인 시민들이 돈을 찾겠다며 강도를 자처하자 레바논 은행 연합회는 아예 무기한 휴업을 선언하는 등 악순환이 벌어지고 있습니다. <br> <br>[송주형 / 레바논 한인회장] <br>"(생활이) 어려워지고, 물가는 또 올라가니까… 자기 돈이라도 찾겠다고 은행에 들어가는 거거든요." <br> <br>2년 전 베이루트 항구 대폭발 사태로 직격탄을 맞은 레바논 경제는 펜데믹 사태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 에너지 대란까지 겹치며 최악의 상황이 됐습니다. <br> <br>레바논 파운드화 가치는 90% 이상 폭락했고, 국민 4명 중 3명이 빈곤층이 됐습니다. <br> <br>세계은행은 19세기 중반 이후 가장 심각한 불황이라고 평가했습니다. <br> <br>[이경수 / 한국외대 중동연구소 전임연구원] <br>"기득권층은 달러를 써야 되고 그 보유액은 잡고 있어야 되기 때문에… 정치 불안정과 부패가 제일 큰 문제라고 볼 수가 있고." <br> <br>이런 가운데 현지시각 23일 레바논 미니에에서 출항해 유럽으로 가던 난민 보트가 침몰해 레바논과 시리아 난민 80여 명이 숨지는 참사까지 발생했습니다. <br> <br>인근 내전 지역 난민 등을 받아들이며 세계에서 인구 1인당 수용 난민 수가 가장 많았던 레바논이 최악의 불황 속에 난민 국가로 전락해버렸습니다. <br> <br>세계를 보다 염정원입니다.<br> <br>영상편집: 김문영<br /><br /><br />염정원 기자 garden9335@ichannela.com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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